13계단

첫 인상은 일본 추리소설 답게 설정상 탄탄하다는 것이었다.소설 속 표현을 빌리자면 일본의 사형제도에 대해 드러난 겉내 뿐만 아니라,음습한 속내까지도 이 책 하나로 낱낱히 읽어 낼 수 있었다.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 작가처럼 관련 업계 종사자인 줄 착각할 정도였다.그 덕에 읽는데에 있어 소설 속 본류에서 갈라지는 지류도 읽는 재미가 있었다.특히 일본인을 정의한 문장은 한국인만 아니었다면 써먹고 싶을 정도로 최고의 명문이었다.아무튼 서두는 이쯤하고 본격적인 소설 리뷰를 해보자면, 솔직히 속도감은 못느꼈다.작가의 세밀한 묘사는 분명 탁월했지만, 가끔은 지지부진하게 느껴졌다.그러나 이야기가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르면서는 확 달라졌다.주인공 일행이 새로운 사실을 밝혀낼 때 마다, 머릿속에서 범인으로 추리되는 인물이 시시각각 달라졌다. 그렇다고 이야기가 난잡해지지는 않았다.나도 주인공 일행의 일원이 돼서 그들과 함께 원죄를 밝히는, 단 하나의 목적만 가지고 소설을 읽어나가게 됐다. 그만큼 이야기의 흐름은 일목요연했다.다만 분명한건 내가 작가한테 놀아나고 있다는 것 정도.그러나 기분 나쁘지 않았다.왜냐하면 모든 진상이 밝혀졌을 때, 결말은 충분히 납득갈정도로 개연성 있었다.그리고 그런 선택 을 한 주인공 일행의 속사정에도 충분히 공감 됐다.더해진 에필로그는 그 선택 을 이해하는데 충분한 힘을 싣어주었고,그렇게 책을 덮은뒤에는 이야기의 이어짐이 얼마나 매끄럽고 단단했는지 곱씹으며 깊히 감명받았다.과연 에도가와 란포상의 수상작 다웠다.아니 그 타이틀로 가둬두기에는 아까울 정도의 작품이었다.정말 내 진심어린 감상이 담긴 리뷰고 끝으로 정말 꼭 읽어보기를 추천하면서 마치겠다.
제47회 에도가와 란포 상에 심사위원 만장일치로 당선된 작품인 다카노 가즈아키의 초기작. 사형이 확정된 수감자의 누명을 벗기기 위해 교도관과 전과자가 합심하여 사건을 재조사해 나가는 13계단 은 현지에서 100만 부가 판매되었으며, 영화로 제작되어 일본 박스 오피스를 석권하였다.

상해 치사 전과자인 준이치는 교도관 난고의 도움으로 가석방되지만 생활이 막막하다. 이때 익명의 독지가가 거금의 보수를 내걸고 사형수의 무죄를 증명해 줄 사람을 구한다. 교도관 생활에 염증을 느끼던 난고는 준이치를 설득하여 10년 전에 벌어진 살인 사건을 새롭게 조사하기 시작한다. 희생자는 가석방자를 보호 관찰하던 보호사 노부부였다. 범인으로 판결을 받아 사형이 확정된 료는 사건 현장 근처에서 붙잡혔으며, 당시 교통사고를 당해 당일의 기억을 잊어버린 상태였다. 그가 유일하게 기억하고 있던 것은 ‘죽음의 공포에 떨며 오르던 계단’뿐. 사형 집행까지는 불과 3개월.
기억 속의 ‘계단’을 찾아나선 준이치와 난고, 그러나 계단의 흔적은 사건 현장 그 어디에도 없었고, 난고와 준이치는 난관에 봉착한다. 과연 료는 무죄인가?

작가소개
たかの かずあき,高野和明
다카노 가즈아키는 1964년 도쿄에서 태어나 1985년부터 영화, TV 등 촬영 현장에서 경험을 쌓았다. 이때 일본 영화계의 거장 오카모토 기하치 감독에게 사사했다. 1989년 미국으로 건너가 LA 시티 컬리지에서 영화 연출, 촬영, 편집을 전공하다가 91년 중퇴한 뒤 귀국한다. 귀국 후 영화, TV 등 각본가로 활동하다가, 2001년에 처녀작인 13계단 으로 제47회 일본 최고의 추리소설상인 제 47회 에도가와 란포 상을 수상했다. 저서에는 그레이브 디거 , K.N의 비극 , 유령 인명 구조대 등이 있다.

그의 데뷔작인 13계단 은 각종 법정 참고서 등 방대한 자료들을 철두철미하게 조사하여 작품 전반에 극도의 현실성을 부여했던 사건 조사가 꼼꼼한 작가의 면모를 엿보게 한다. 이 책은 일본 추리 문단에 등장한 이후 에드가와 란포 상 최초의 만장일치 수상, 최단기간 100만부 돌파라는 신기록을 갱신할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과거를 씻고 선행을 통해 거듭나려는 소악당과 그의 앞길을 막는 의문의 조직, 그리고 연쇄 살인마와 경찰이 뒤얽힌 숨가쁜 24시간의 추적극이 펼쳐진다. 사형 제도의 모순과 범죄 관리 시스템의 허점을 맹렬하게 비난하는 이 작품은 사회파 작가로서의 그의 면모를 보여준다. 또한 이 작품은 영화로 제작되어 당시 일본 박스 오피스를 석권하기도 했다.

곤충의 한살이

arbitrage(중개 매매) , ubi(…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