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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 별곡


중앙은행 별곡/ 차현진/인물과사상사/2016한은맨이자 교양인으로 알려진 차현진 현 인재개발원장의 책,중앙은행 별곡입니다. 저자의 중앙은행에 대한 애정이 남달라 보이는 제목이라는 생각은 듭니다만, 내용은 하나도 낭만적이지 않은 관계로 살짝 괴리감이 느껴지기도 하네요. 대한민국 중앙은행, 한은 탄생사 라고 해야 할까...서구에서도중앙은행이라는 존재가 제대로 자리 잡는 것은 그다지 오래되지 않았습니다.근대에 이르러 국가라는 존재가 점차 뚜렷하게 부각되고,교역이 세계화 되면서시장 경제에 맡겨두다 시피했던 경제상황도 국가에서 조율하지 않을 수 없었던 바, 있다가 없다가 했던 중앙은행도, 그동안 죽 없었던 중앙은행도 생기지 않을 수 없었던 거지요. 영란은행도, 미연준도 제대로 기능한 건 아마 1,2차 세계대전이 계기가 아니었을까 생각하게 됩니다. 이 책을 읽으니 구한말, 은행도 변변하게 없었던 조선에서 중앙은행이라는 개념은 매우 생소할 수 밖에 없었고, 이를 비롯한 각종 경제적 무지가 식민지로 전락하는 데 한 원인이 되었겠다는 생각이 자연스럽게듭니다. 일본의 상황도 우리보다 좀 나은 정도였으나, 일본은 그래도 이미천년도 더 전부터전국 조직의 금융망이 있었고, 서구의 BANK라는 존재에 대해서도바로 감 잡았으며, 따라서 중앙은행이라는 개념 역시 빨리 알아챘습니다. 물론, 정부의 시녀로서의 중앙은행이었고, 지금도 그렇습니다만. 어쨌거나 그게 조선과의 갈림길이었겠지요. 중앙은행이라는 개념을 모르니 중앙은행 관련한 부서를 만들고 나름서구문물을 익혔다는 엘리트가 담당을 맡아도그저 화폐청 이려니 하는 정도의 생각 뿐이었으니, 제대로 된 중앙은행은 만들어지지 못했습니다. 그러다일제를 통해 조선총독부의중앙은행인지 아니면 일본 대장성의 중앙은행인지는 헷갈리긴 하지만 어쨌거나 조선은행이 탄생했고, 이후 수탈의 창구로, 만주로의 확산의 창구로 조선은행의 생존기가 이어집니다.일본과의 관계 그리고 만주와의 관계에서 중국 일본의 틈바구니에서 아슬아슬하게 어정쩡하게 생존을 이어가는조선은행의 모습은 당시 조선과 조선인을 이류국가 이등국민 취급을했던 일본의 말을 그대로 내면화 했던조선의 지식인들의 모습과겹쳐 보입니다. 일제가 내선일체를 강조하고, 일제에 경도된 부외자였던 조선 지식인이 이를 각종 사설에서 연설에서 부르짖었다 하나,조선의 어음과 돈이일본에서 통하지 않고, 일본의 어음과 돈은조선에서 통하는 당시의 상황은 내선일체가 새빨란 거짓임을 보여준다는 저자의 설명에 절로 고개가 끄덕여 졌습니다. 일제가 패망하고, 등그러니 남은 조선은행은 일본으로 돌아가는 일본인들을 위한 지폐남발의 용도로 끝까지 쓰이고, 이후 여러 다른 은행과의 경쟁을 거쳐 이승만의 눈도장을 받아 중앙은행이 됩니다. 이 사이에도 얼마나 많은 세력들의 알력이 있었고 특히 중앙은행에 대한 개념이 부족했던 재무부와의 알력 또한 대단했습니다. 이는 어느 나라에서도 있었던 일이고, 특히 미국의 연준 역사에도 대단한 변곡점을 이루었던 일이라 통과의례라는 생각도 드네요. 이후 한국은행은 도대체 이 중앙은행이라는 존재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써야 하나 고심 끝에미국 연준에 파견을요청합니다.전후에 이곳저곳 중앙은행 관련 파견을 많이 하기도 했고, 또 자체적으로도 코가 석자였던 미국 역시 상황이 여의치 않아 미국 뉴욕 연준의젊은 엘리트였던 블룸필드가 파견되었는데, 저자는 이로서 미국식 개념이 상당부분 우리나라에 직접 이식됨에 따라 (아마도 일본식의 잔재를 따라가지 않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언급하고 있습니다. 블룸필드는 돌아가시기 전까지 우리나라에 여러번 내방하였는데, 아마도 올 때마다 무척 좋은 기분이지 않았을까요. 조선 은행을 중심으로 이야기 하고 있으나, 1,2차 세계대전 당시의 어지러운 정세를 금융, 경제의 측면에서 두루 살피고 있고, 바로 그러한 정세가 일본과 중국에 그리고 그 여파로 우리나라의 경제와 금융에 미친 영향 역시 한 줄로 꿰어 설명하고 있어 신선하고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국제적 식량난과 우리나라에떨어진산미증산계획 그리고 나중에 오히려 쌀 값 폭락으로 인한 후유증, 한 국가의 나홀로 경제 호황과 국제적 견제, 경제적 난국에 따른 파시즘과 군국주의 탄생이 식민지에 미치는 여파 등등... 숫자없는 경제학에서 광복 이후 한국은행의 역사 부분이 압축되어 들어가있다보니, 상대적으로 덜 팔린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 그 앞부분의 내용도 매우 훌륭하므로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읽어보시길 추천합니다. 우리자신에 관한내용이 있으니 더 애착이 갑니다.
대한민국의 금융 발전 과정을 다룬 경제 교양서

이 책은 「중앙은행 오디세이」라는 이름으로, 저자가 2014년 9월부터 중앙SUNDAY 에 연재한 글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여기에 각종 사진 자료와 도표, 금융사 연표, 찾아보기를 확충해서, 독자로 하여금 세계 금융사의 시점에서 대한민국 중앙은행의 발달사를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덕분에 경제학도들에게는 우리나라 금융의 발전 과정을 가장 빠르고 쉽게 공부할 수 있는 최고의 교재가 되었고, 경제와 금융에 관심을 가진 일반 독자에게는 동북아 금융사와 대한민국 중앙은행사를 일거에 파악할 수 있는 고급 경제 교양서로 거듭났다.

중앙SUNDAY 연재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중앙은행 별곡 에서는 저자가 ‘혼돈의 시대’라고 규정한 시기인 1897년 대한제국의 선포에서 1950년 한국은행 설립까지를 다루었다. 이에 이어지는 시기인 한국전쟁부터 IMF 외환위기까지의 이야기는, 또 한 권의 책으로 엮여져 나올 예정이다.


여는 글

1 19세기 초까지는 금리 동결이 중앙은행의 미덕
2 위폐 사건을 계기로 반공 사회가 된 한국
3 만물박사 다산 정약용도 ‘중앙은행’은 몰랐다
4 ‘돈이 모이는 곳’인가, ‘돈을 바꾸는 곳’인가
5 민간이냐 정부냐 아니면 괴물이냐
6 조선 궁터에 세워진 대한제국 중앙은행의 숙명
7 일본 제국주의의 첨병 노릇한 조선은행
8 중앙은행끼리 원조교제, 최선인가 탈선인가
9 일본 정부에 순종하다가 수렁에 빠지다
10 개인의 머리에서 나왔나, 정부가 법률로 만들었나
11 일제강점기에도 치열했던 금융감독 밥그릇 싸움
12 금융위기 잉태한 일본 제국주의의 후진 정치
13 ‘야만의 유산’인가, ‘자유무역 확산’의 기수인가
14 껍데기만 남은 조선은 금본위제도의 변방이자 이단아
15 조선은행법은 식민지 모순구조의 거울
16 금본위제 고수하던 일 대장상, 우익 청년에게 살해되다
17 ‘일본-조선-만주’는 ‘중심부-반주변부-주변부’ 서열 구조
18 일선만 블록, 일만 블록으로 대체되다
19 미국, 은값 조작으로 동북아를 뒤흔들다
20 식민지 중앙은행 간 통화스와프로 전비 조달한 일본
21 지속 불가능한 전쟁의 결말은 초인플레이션
22 과로와 풍토병에 시달린 조선은행 임직원
23 조선인에게 조선은행은 선망과 좌절의 일터
24 소련군을 피해 남쪽으로 간 북조선의 인재
25 미 군정 업고 금융계 실세가 된 김진형
26 등거리 외교를 통해 존재감 키운 조선은행
27 자주권 확보를 위한 대통령의 결심
28 중앙은행 제도 수입에 의기투합한 미국 박사 삼총사
29 재무장관-연준 의장의 냉전이 만든 우정
30 관료 몫이던 통화정책 결정권이 금통위로 가다
31 힘들게 세상에 나왔으나 생일을 잊은 한국은행

참고문헌
금융사 연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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